마태복음 16장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요약
마태복음 16장은 예수님이 갈릴리 사역을 마무리하시고 예루살렘의 십자가를 향해 방향을 트시는 중요한 길목에 자리합니다. 앞 장까지 예수님은 수많은 기적과 가르침으로 자신을 드러내셨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여전히 하늘의 표적을 요구하며 믿기를 거부합니다. 이 장을 관통하는 물음은 단 하나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과연 누구라고 고백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장의 앞부분은 표적을 구하는 바리새인·사두개인을 향한 책망과 그들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경고로 열립니다. 그 뒤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고, 예수님은 반석 위에 세울 교회를 약속하십니다. 그러나 곧바로 예수님은 처음으로 자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시고, 이를 만류하는 베드로를 사탄이라 꾸짖으십니다. 마지막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제자도의 부름으로 장을 닫습니다. 결국 이 장은 바른 고백이 곧 십자가의 길과 이어져 있음을 보여 줍니다.
장의 흐름
- 1~4절 — 표적을 구하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책망하시다.
- 5~12절 —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누룩, 곧 그들의 가르침을 조심하라.
- 13~20절 —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반석 위에 세울 교회의 약속.
- 21~23절 — 첫 번째 수난 예고와 베드로를 향한 책망.
- 24~28절 —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제자도.
단락별 해설
1~4절 —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지 못하는 눈
아침에는 '하늘이 붉고 어두우니 오늘은 날이 궂겠다'라고 말한다. 위선자들아! 너희가 하늘의 모습은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하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16장 3절)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은 본래 서로 원수처럼 갈라선 집단이었지만, 예수님을 대적하는 일에서는 하나가 되어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요구합니다(1절).[헨리·칼빈] 그런데 그들이 원한 것은 이미 받은 표적과 다른 것, 곧 자신들이 고른 표적이었습니다.[헨리] 병들고 슬픈 사람을 위한 표적은 거들떠보지 않으면서, 교만한 호기심을 채워 줄 표적만 고집한 것입니다.[헨리] 그 속마음은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시험하여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이었습니다.[헨리] 예수님이 그들을 위선자라 부르신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표적을 보여 주어도 결코 믿지 않기로 이미 작정해 놓고, 마치 증거만 있으면 믿겠다는 듯 요구했기 때문입니다(3절).[칼빈] 그들은 날씨를 읽는 데는 능숙하고 예리하면서, 정작 메시아가 오셨는가 하는 자기 영혼의 문제 앞에서는 어리석고 둔했습니다.[헨리] 예수님이 말씀하신 시대의 표적은 메시아가 오실 것을 예언한 결정적인 때가 되었음을 보여 주는 여러 정황을 가리킵니다.[풀핏] 그러나 예수님은 오직 요나 선지자의 표적만 남겨 두십니다(4절). 이는 요나가 큰 물고기 뱃속에 사흘 있었던 것처럼, 예수님이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을 미리 보여 주는 표적입니다.[공통]
5~12절 — 누룩을 조심하라
"바리새 사람들과 사두개 사람들의 누룩을 주의하고 조심하여라." (마태복음 16장 6절)
제자들은 이 말씀을 빵을 챙기지 못한 자신들의 실수로 오해합니다(7절). 예수님은 빵을 잊은 것을 꾸짖지 않으시고 그들의 믿음이 적음을 꾸짖으십니다(8절).[헨리] 예수님이 진짜 원하신 것은 자신을 의지하는 마음이었습니다.[헨리]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빵 일곱 개로 사천 명을 먹이신 분을 두 번이나 보고도 여전히 먹을 것을 걱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배은망덕입니다(9~10절).[칼빈] 선생님이 늘 같은 능력을 지니셨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칼빈] 여기서 누룩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반죽 전체를 부풀리고 시게 만드는 발효제처럼, 잘못된 가르침과 나쁜 영향력이 서서히 널리 퍼지는 것을 가리킵니다(11절).[헨리·풀핏]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순전한 진리에 사람이 스스로 고안해 낸 것을 뒤섞는 태도를 경계하게 하십니다(12절).[칼빈] 시험 기간에 떠도는 요령이나 남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려 본 적이 있다면, 작은 누룩이 얼마나 빨리 마음 전체에 퍼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3~20절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마태복음 16장 15절)
예수님은 사람이 적은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자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십니다(13절).[헨리·풀핏]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나 엘리야, 예레미야나 선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 말했습니다(14절). 그러나 예수님의 질문은 남들의 평판에서 나를 누구라 하느냐로 방향을 돌립니다. 이전에는 하신 적이 없는 이 질문이, 이제 결단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에서 던져집니다(15절).[JFB]
"주님은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마태복음 16장 16절)
시몬 베드로는 무식한 어부가 어찌 감히 판단하겠느냐며 물러서지 않고, 주님의 영광의 빛이 자기 영혼 안에 빛나고 있었기에 힘차게 나아가 고백합니다(16절).[JFB] 그리스도라는 이름은 왕과 제사장의 직분을 함께 품은 메시아의 칭호이며, 살아 계신이라는 말은 아무것도 아닌 죽은 우상들과 구별하기 위한 것입니다.[칼빈] 예수님은 이 고백이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알려 주신 것이라 확인하십니다(17절).[공통] 참된 믿음은 나의 똑똑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거저 주신 선물입니다.[헨리]
내가 네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니, 죽음의 권세가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마태복음 16장 18절)
이 반석이 무엇을 가리키는가를 두고 옛 주석가들의 견해는 갈립니다. 베드로 자신을 반석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베드로의 고백 곧 그리스도를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가 있으며, 베드로를 넘어 그와 같이 고백하는 모든 신자에게로 넓혀 읽는 견해도 있습니다(18절).[헨리·칼빈·풀핏] 다만 네 주석이 함께 분명히 하는 것은, 이 말씀이 어느 한 사람이나 한 교회의 무오류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공통] 죽음의 권세가 이기지 못한다는 약속은 교회의 계승이 결코 끊어지지 않으리라는 뜻입니다.[헨리] 이어 주어진 하늘 나라의 열쇠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르치는 권한과, 회개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선언하는 권한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19절).[헨리·풀핏] 예수님이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당분간 알리지 말라 하신 것은, 그분의 메시아 되심이 결국 부활이라는 가장 큰 증거로 확증되게 하시려는 뜻이었습니다(20절).[헨리]
21~23절 —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바로 이 영광의 고백 뒤에 예수님은 전혀 뜻밖의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이때부터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고난받고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분명히 보이기 시작하십니다(21절).[JFB] 예수님이 이 시점에 이르러서야 고난을 밝히신 것은, 제자들의 지식과 믿음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자란 뒤에 조금씩 계시하신 것입니다.[헨리] 방금 반석이라는 칭찬을 받은 베드로는 놀라움과 분노에 차서 예수님을 붙들고 그럴 수 없다며 꾸짖습니다(22절).[JFB] 고난 없이 편히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 안에 있는 부패한 본성입니다.[헨리]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내게 걸림돌이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구나." (마태복음 16장 23절)
예수님의 이 엄한 말씀은, 베드로가 나쁜 뜻을 품어서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그리스도를 고난에서 돌이키려는 사탄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23절).[헨리·칼빈] 사탄은 일찍이 하와를 통해, 또 욥의 아내를 통해 공격했듯이, 이번에는 가장 사랑받는 제자를 통해 예수님을 공격했습니다.[헨리] 그러므로 우리는 누가 말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헨리] 실제로 이 꾸짖음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마귀를 물리치실 때 쓰신 말씀과 거의 같습니다.[풀핏·칼빈]
24~28절 —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라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태복음 16장 24절)
제자도는 세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24절).[공통] 여기서 십자가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준비해 두신 것에 자신을 맞추어 짊어지는 것입니다.[헨리·칼빈] 자기 부인은 매우 넓어서, 하나님이 내 안에서 살아 다스리신다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자리로 낮아지는 데 동의해야 함을 뜻합니다.[칼빈]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을 되찾겠느냐? (마태복음 16장 26절)
한 사람의 영혼은 온 세상보다 값집니다(26절). 그리스도께서 친히 그 영혼을 값 주고 사셨기에 그 값을 아십니다.[헨리] 영혼은 이 세상에서 며칠 즐기려고 지어진 것이 아니라, 마침내 하늘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지어졌습니다.[칼빈] 예수님은 장차 아버지의 영광 가운데 천사들과 함께 오셔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주실 것을 말씀하십니다(27절).[JFB] 그때 선한 행위에 상이 약속되는 것은 우리의 공로를 자랑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믿는 사람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확증하시려는 것입니다.[칼빈] 세상의 성공과 조건을 아무리 쌓아도 정작 자기 영혼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조금도 남는 것이 없는 거래입니다.
연결된 말씀
- 신명기 18장 — 선지자 가운데 한 사람을 기다린 기대가 여기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선지자로 본 배경이 됩니다.
- 말라기 4장 — 엘리야가 다시 오리라는 예언. 예수님을 엘리야라 여긴 소문의 뿌리입니다.
- 창세기 3장 — 사탄이 하와를 통해 유혹한 장면. 사랑받는 베드로를 통한 공격과 나란히 놓입니다.
- 욥기 2장 — 욥의 아내를 통한 사탄의 시험. 가까운 사람의 입을 빌린 공격이라는 점에서 같은 무늬입니다.
- 마태복음 4장 — 광야의 시험. 베드로를 향한 사탄아 물러가라가 그때 마귀에게 하신 말씀과 거의 같습니다.
마무리
마태복음 16장은 바른 고백과 십자가의 길이 결코 나뉘지 않음을 가르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그 입술은, 곧이어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부름 앞에 서게 됩니다.[공통] 베드로처럼 우리도 놀라운 고백을 드린 바로 다음 순간에, 고난 없는 편안함을 바라며 하나님의 일보다 사람의 일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헨리] 그러나 한 사람의 영혼은 온 세상보다 값지기에, 세상을 얻고 자기를 잃는 거래는 조금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헨리] 참된 믿음은 나의 지혜가 아니라 하늘 아버지께서 주시는 선물이며, 그 믿음은 반드시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예수님을 남들의 평판대로만 아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내 입으로 고백하는 사람인가요? 그리고 나는 그 고백 뒤에 오는 십자가를 피하려는 사람인가요,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을 따르려는 사람인가요?
참고한 주석: [헨리] [JFB] [칼빈] [풀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