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주석
청소년어린이일반

창세기 45장 —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창세기 45장 · 청소년판 쉬운 주석 · 근거: 퍼블릭 도메인 주석 5종 종합

요약

창세기 45장은 성경 첫 책의 마지막 부분에 놓인, 요셉 이야기의 절정입니다. 이집트의 통치자가 된 요셉이 마침내 자기 형제들 앞에서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형제들은 오래전 요셉을 팔아넘겼고, 앞 장에서 유다가 막내 베냐민을 대신하겠다고 간청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긴장의 끝에서 요셉은 더 이상 자신을 감추지 못하고 "내가 요셉입니다"라고 외칩니다. 이 장의 중심은 요셉이 자신이 팔려 온 일을 원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로 다시 읽어 내는 데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이집트로 보내신 분이 형제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하고, 아버지 야곱을 이집트로 모셔 오라고 재촉합니다. 소식은 바로의 궁에까지 전해지고, 처음엔 믿지 못하던 야곱도 요셉이 보낸 수레를 보고서 다시 힘을 얻어 이집트로 내려갈 결심을 합니다.

장의 흐름

  • 1~3절 — 요셉이 곁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 자신을 드러내며, 아버지의 생사를 묻습니다. 형제들은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 4~8절 — 요셉이 형제들을 가까이 부르며, 자신이 팔려 온 일을 하나님께서 생명을 보존하시려는 섭리로 다시 풀이합니다.
  • 9~13절 — 요셉이 아버지를 이집트 고센 땅으로 속히 모셔 오라고 구체적으로 전갈합니다.
  • 14~15절 — 베냐민과 끌어안고 울고, 이어 모든 형제와 입을 맞춘 뒤에야 형제들이 비로소 말문을 엽니다.
  • 16~20절 — 소식이 바로의 궁에 전해지고, 바로가 직접 야곱 일가의 이주와 정착을 명령하고 약속합니다.
  • 21~24절 — 요셉이 형제들에게 수레와 양식과 예물을 챙겨 주며 "길에서 다투지 말라"고 당부하여 떠나보냅니다.
  • 25~28절 — 형제들이 가나안의 야곱에게 소식을 전하고, 처음엔 믿지 못하던 야곱이 수레를 보고 되살아나 이집트행을 결단합니다.

단락별 해설

1~3절 — 모두 물러가라 하시고

요셉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앞에서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1절). 그는 곁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내보낸 뒤에야 형제들에게 자신을 밝혔습니다. 주석들은 이 장면을 한목소리로 설명합니다. 시종들을 물린 것은 형제들이 과거에 저지른 일을 이집트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배려였습니다.[공통] 그가 소리 내어 우니 이집트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2절). 오래 억눌러 온 감정이 더는 참지 못하고 터진 것입니다. 눈물이 그의 말보다 먼저 나온 셈입니다.[헨리]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했다. “내가 요셉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십니까?” 그러나 형제들은 그 앞에서 너무 두려워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창세기 45장 3절)

형제들은 갑자기 드러난 이름 앞에서 천둥을 맞은 듯 얼어붙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3절).[칼빈] 요셉이 자신이 팔린 일을 언급한 것은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로 그 요셉임을 확실히 하려는 것이었습니다.[JFB]

4~8절 — 나를 보내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요셉은 형제들을 가까이 불러, 자신이 그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바로 그 동생임을 다시 알렸습니다(4절).

이제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거나 스스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생명을 보존하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먼저 보내신 것입니다. (창세기 45장 5절)

요셉은 형제들의 죄책감을 덜어 주려고 하나님의 섭리를 앞세웠습니다.[헨리] 자신이 팔려 온 일을 원망하지 말라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남은 자손을 보존하시고 큰 구원으로 생명을 살리시려고 자신을 먼저 보내셨다고 풀이한 것입니다(6절, 7절). 그러면서 그는 "나를 이곳에 보내신 분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라고 말합니다(8절). 이 말이 형제들의 죄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악한 행동 속에서도 선한 결말을 이끌어 내셨다는 뜻입니다.[헨리·칼빈·JFB] 특히 한 주석은 하나님께서 악을 그저 내버려 두신 것이 아니라 작정하여 선으로 바꾸셨다고 힘주어 설명합니다.[칼빈]

9~13절 — 어서 아버지를 모셔 오십시오

요셉은 형제들에게 서둘러 아버지를 모셔 오라고 재촉합니다.

어서 서둘러 내 아버지께 올라가 이렇게 전하십시오. ‘아버지의 아들 요셉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온 이집트의 주인으로 삼으셨으니, 내게로 내려오시고 지체하지 마십시오. (창세기 45장 9절)

요셉은 아버지가 고센 땅에서 자기와 가까이 지내며 남은 흉년 동안 궁핍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합니다(10절, 11절). 노년의 아버지가 선뜻 결단하지 못할까 하여, 요셉은 자신이 이집트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 신뢰를 심어 주려 했습니다.[칼빈] 그는 형제들의 눈과 베냐민의 눈이 직접 보고 있으니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아버지께 전하라고도 당부합니다(12절, 13절).

14~15절 — 끌어안고 울다

요셉은 먼저 동생 베냐민의 목을 끌어안고 울었고, 베냐민도 그의 목을 안고 울었습니다(14절).

요셉이 또 모든 형제들과 입을 맞추며 그들을 끌어안고 우니, 그 뒤에야 형제들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세기 45장 15절)

베냐민을 먼저 안고 운 뒤 모든 형제와 입을 맞추자, 두려움에 말을 잃었던 형제들이 비로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헨리·JFB·풀핏] 죄인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랑받는 형제가 되는 급격한 변화는, 이렇게 눈물로 풀어내지 않았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JFB]

16~20절 — 바로가 기뻐하며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식이 바로의 궁에 전해지자, 바로와 신하들이 매우 기뻐했습니다(16절).

아버지와 가족들을 데리고 내게로 오십시오. 내가 이집트 땅의 좋은 것을 그대들에게 줄 터이니, 이 땅의 기름진 것을 먹게 될 것입니다.’ (창세기 45장 18절)

바로가 베푼 호의는 흉년 가운데서도 부담을 감수한 것이었습니다.[헨리] 바로가 이 일에 직접 나선 것은 요셉이 예의상 망설였을 수 있기 때문이며, 이 일로 바로의 너그러운 성품이 잘 드러납니다.[JFB] 신하들의 기쁨은 왕의 기쁨에 함께한 것이었습니다.[헨리] 살림살이는 염려하지 말라는 말은, 이집트의 좋은 것이 다 그들의 것이 되리라는 넉넉한 약속이었습니다(20절).

21~24절 — 길에서 다투지 마십시오

요셉은 형제들에게 바로의 명령대로 수레와 길 양식을 주고, 각 사람에게 갈아입을 옷을 주었으며, 베냐민에게는 은 삼백 개와 옷 다섯 벌을 특별히 주었습니다(21절, 22절). 재물이 있는 사람은 너그러워야 한다는 원리가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헨리]

이렇게 요셉이 형제들을 보내자 그들이 떠났는데, 요셉이 그들에게 “길에서 다투지 마십시오” 하고 말했다. (창세기 45장 24절)

"길에서 다투지 마십시오"라는 당부는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었습니다.[헨리·JFB] 형제들이 돌아가는 길에 누가 먼저 요셉을 팔자고 했는지를 두고 서로 책임을 물으며 다툴 빌미가 충분했기 때문입니다.[헨리] 다만 이 말의 뜻을 두고 옛 주석가들의 풀이는 조금씩 갈립니다. 서로 화평하며 자기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는 권고로 읽는 주석도 있고, 지난 책임을 되짚어 다투지 말라는 경고로 읽는 주석도 있습니다.[칼빈·풀핏]

25~28절 —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보겠다

형제들이 가나안의 야곱에게 돌아가 요셉이 살아 있다고 전했지만, 야곱은 처음에 그 말을 믿지 못해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26절). 이 아득함은 기쁨보다 믿지 못함에서 온 것이었습니다.[헨리] 소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혼란이었다고 보는 주석도 있습니다.[칼빈] 그러나 요셉이 보낸 수레를 보고서야 야곱의 영이 되살아났습니다(27절).

이스라엘이 말했다. “충분하다. 내 아들 요셉이 아직 살아 있구나.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보겠다.” (창세기 45장 28절)

야곱이 "가서 함께 살겠다"가 아니라 "가서 그를 보겠다"고 말한 데 주목하는 주석이 있습니다. 죽음을 담담하게 대하는 노년의 태도가 담긴 말이라는 것입니다.[헨리] 소식만으로는 흔들리던 마음이, 눈에 보이는 수레 앞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연결된 말씀

  • 창세기 42장 — 형제들이 요셉을 팔았던 일을 두고 서로 책임을 물을 빌미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앞 장. "길에서 다투지 말라"는 당부의 배경입니다.
  • 창세기 15장 — 후손이 이방 땅에서 나그네가 되리라는 하나님의 예고. 야곱 일가가 이집트로 내려가는 일이 이 예고와 맞물린다고 보는 풀이가 있습니다.
  • 누가복음 15장 —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고 입 맞추는 아버지의 이야기. 요셉의 눈물과 포옹이 그 자비를 미리 보여 준다고 읽는 주석이 있습니다.
  • 시편 27편 — 믿음이 사람의 기력을 붙든다는 노래. 야곱이 소식을 믿고서 영이 되살아난 장면과 이어집니다.

마무리

창세기 45장의 중심에는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라는 요셉의 고백이 있습니다. 요셉은 자신을 팔아넘긴 형제들을 원망하는 대신, 그 모든 일 속에서 생명을 보존하신 하나님의 손을 보았습니다.[헨리·칼빈] 그렇다고 형제들의 잘못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그 악한 일에서도 선을 이끌어 내셨다는 것입니다.[칼빈] 그래서 요셉은 지난 일을 되갚는 대신, 물러가라 명령하고 형제의 목을 끌어안고 우는 쪽을 택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 나를 오해한 친구를 떠올리면 마음이 쉽게 굳어집니다. 지난 일을 곱씹으며 누구 탓인지 따지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 일 너머에서 일하신 하나님을 먼저 바라보았고, 그 시선이 원망을 화해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나는 나를 아프게 한 일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을 찾으려는 사람인가요? 그리고 요셉처럼, 다시 만난 사람의 목을 끌어안고 울 수 있는 사람인가요?

참고한 주석: [헨리] [JFB] [칼빈] [풀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