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주석
청소년어린이일반

창세기 42장 — 곡식을 사러 간 형들과 요셉의 시험

창세기 42장 · 일반판 쉬운 주석 · 근거: 퍼블릭 도메인 주석 5종 종합

요약

창세기 42장은 요셉 이야기의 절정을 향해 가는 길목으로, 앞선 41장에서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이 예고된 칠 년 기근을 맞아 온 땅에 곡식을 파는 자리에 서는 장면에 이어집니다. 가나안에도 기근이 미치자 야곱은 아들들을 이집트로 내려보내고, 형들은 이십여 년 전 자신들이 팔아넘긴 동생 앞에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게 됩니다.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지만 자신을 숨긴 채 그들을 정탐꾼으로 몰아붙이고 사흘간 가두며, 막냇동생 베냐민을 데려오라는 조건을 내겁니다. 형제들은 이 고난 앞에서 오래전 지은 죄를 서로 고백하고, 요셉은 물러가 웁니다. 곡식 자루에서 되돌아온 돈을 발견한 형제들과 야곱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야곱은 베냐민마저 잃을까 하여 탄식합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숨은 섭리가 어떻게 죄를 드러내고 양심을 깨우며 한 가정을 회복의 길로 이끄는지를 보여 줍니다.

장의 흐름

  • 1~2절 — 야곱이 이집트에 곡식이 있음을 알고 무기력한 아들들을 재촉하여 곡식을 사 오라 명함.
  • 3~6절 — 베냐민을 제외한 형 열 사람이 이집트로 내려가 요셉 앞에 절함, 옛 꿈의 성취.
  • 7~14절 — 요셉이 형들을 알아보되 자신을 숨기고 정탐꾼이라 다그침, 형들은 결백을 항변.
  • 15~17절 — 요셉이 바로의 생명을 두고 시험을 선언하고 형제들을 사흘간 옥에 가둠.
  • 18~20절 — 사흘째 요셉이 조건을 완화하며 "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 밝힘.
  • 21~24절 — 형제들이 옛 죄를 서로 고백함, 요셉이 물러가 울고 시므온을 결박.
  • 25~28절 — 자루에 곡식과 돈을 채워 돌려보냄, 길에서 돈을 발견하고 두려워함.
  • 29~38절 — 가나안으로 돌아와 야곱에게 보고함, 야곱이 베냐민을 보내기를 거절.

단락별 해설

1~6절 — 기근 중에 곡식을 사러 이집트로

그때 요셉은 그 땅의 총리였고, 그 땅의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사람이 바로 그였습니다. 요셉의 형들이 와서 얼굴을 땅에 대고 그에게 절했습니다. (창세기 42장 6절)

같은 하늘 아래에서도 하나님은 종종 그 손을 어긋나게 쓰셔서, 저주 아래 있던 함의 후손이 사는 이집트는 곡식으로 풍족하게 하시고 복의 언약을 받은 이스라엘은 궁핍하게 하십니다.[헨리] 그러나 이집트의 그 풍요조차 하나님 아래에서 요셉에게 주어진 지혜와 부지런함의 열매였습니다.[헨리] 하나님은 자연적인 보존의 수단이 손 닿는 곳에 있을 때에는 기적으로 개입하지 않으시므로, 야곱은 소문을 통해 이집트에 곡식이 있음을 알고 아들들을 그리로 보냅니다(1절).[JFB] "너희는 어찌하여 서로 쳐다보고만 있느냐"는 꾸짖음은 곤궁 중에 서로만 바라보는 태도, 곧 절망과 낙심, 누가 먼저 나설지를 두고 다투는 주저함, 궁리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지체를 겨냥합니다.[헨리·칼빈] 일용할 양식을 두고 가정의 가장은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지런히 마련해야 합니다.[헨리]

형 열 사람은 하인을 보내지 않고 직접 내려가 자기 돈으로 곡식을 사려 했으며(3절), 시기심조차 이 먼 여정을 막지 못했습니다.[헨리·칼빈] 다만 야곱은 베냐민만은 함께 보내지 않았는데(4절), 이는 그 아이가 나이가 어려서가 아니라 요셉을 잃은 아버지의 사랑을 대신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헨리·풀핏] 형들이 요셉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할 때(6절), 어린 시절 요셉이 꾸었던 꿈, 곧 형들의 곡식 단이 그의 단에 절하던 그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헨리·JFB] 최고의 권세를 가진 자리에 있으면서도 고용된 종처럼 성실히 수고한 요셉의 모습은, 명예에서 높을수록 더욱 충실하게 일에 종사해야 함을 보여 줍니다.[칼빈] 하나님의 섭리는 그 자체로는 미로와 같지만, 사물의 결말을 그 시작과 이어 볼 때 그 놀라운 방식이 분명히 빛납니다.[칼빈]

7~17절 — 요셉이 형들을 알아보고 시험하다

요셉은 전에 그들에 관해 꾸었던 꿈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는 정탐꾼이다! 이 땅의 약한 곳을 살피러 온 것이다." (창세기 42장 9절)

요셉은 형들을 곧 알아보았으나 그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7~8절). 헤어질 때 소년이던 요셉은 이제 다 자란 총리가 되어 관복을 입고 통역을 세워 말했으니, 형들이 그를 못 알아본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JFB] 요셉이 형들을 정탐꾼으로 몰아붙이며 엄하게 대한 것은 분노나 복수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곧 자신의 꿈을 온전히 이루고, 형들을 회개로 이끌며, 베냐민이 함께 오지 않은 데서 가족의 형편을 알아내려는 것이었습니다.[헨리·칼빈] 정작 요셉은 그 옛 꿈을 마음에 새겨 기억하고 있었으나 형들은 이미 잊고 있었으니,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는 일은 모든 행동에 훌륭하게 쓰입니다.[헨리]

"바로의 생명을 두고" 하는 맹세는 이집트 사람들 사이에서 왕의 목숨을 걸고 하던 흔한 다짐의 말투로, 요셉이 자신을 이집트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고 쓴 표현입니다(15절).[헨리·JFB] 다만 이 대목을 두고 주석의 평가는 갈립니다. 좋은 목적을 위한 것으로 대체로 옹호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궁정의 타락한 관습에 자신을 맞춘 흔적으로 보아 그 자체로 허물이 없지 않다고 유보하는 견해도 있습니다.[JFB·칼빈] 요셉이 형제들을 사흘 동안 가둔 것은(17절), 그들 자신이 요셉을 오래 가두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자비로운 처사였으며, 하나님께서 특별한 위로를 예비하신 영혼을 먼저 낮추고 두렵게 하신 뒤 싸매 주시는 방식이기도 합니다.[헨리·풀핏]

18~24절 — "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형제들의 죄 고백

그들이 서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동생에게 죄를 지었다. 그가 우리에게 애원할 때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우리가 들어 주지 않았으니,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닥친 것이다." (창세기 42장 21절)

사흘째 되는 날 요셉은 조건을 완화하며 "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 밝힙니다(18절).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고백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사람에게 신의와 공의를 기르는 정직한 양심의 샘이 바로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입니다.[헨리·칼빈] 이 감금의 사흘은 형제들에게 유익한 반성의 시간이 되었습니다.[JFB] 형제들은 서로를 향해, 동생이 애원할 때 그 괴로움을 외면했던 옛 죄를 고백합니다(21절). 이 반성은 죄를 지은 지 이십 년도 더 지난 뒤에 이루어진 것으로, 세월이 죄책을 지워 주지 않듯 양심의 기록도 지워지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헨리·칼빈] 고난은 이렇듯 잠들어 있던 양심을 깨워 오래된 죄를 기억나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입니다.[헨리] 이 대목은 양심의 능력에 관하여 성경이 전하는 가장 놀라운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JFB]

르우벤은 그 아이에게 죄를 짓지 말라던 자신의 만류를 형제들이 듣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는데(22절), 그의 대답에는 너무 늦은 회개를 향한 꾸짖음이 담겨 있습니다.[칼빈] 요셉은 그들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들으면서도 통역을 사이에 둔 터라 그들은 이를 몰랐고(23절), 요셉은 그들에게서 돌아서서 웁니다(24절). 회개하는 죄인을 향해 물러나 우는 요셉의 모습은, 자기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부드러운 자비를 그대로 비춥니다.[헨리] 그런 뒤 요셉은 시므온을 붙들어 결박하는데, 그가 택함을 받은 것은 아마도 요셉을 해치는 일에 가장 앞장섰던 자였기 때문일 것입니다.[JFB·풀핏]

25~28절 — 자루에서 발견된 돈

그가 형제들에게 말했습니다. "내 돈을 도로 돌려받았다! 보아라, 내 자루 안에 있다!" 그러자 그들의 마음이 내려앉았고, 두려워 떨며 서로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셨는가?" (창세기 42장 28절)

요셉은 형제들의 자루에 곡식을 채우고 그들이 낸 돈을 되돌려 넣어 주며 길 양식까지 마련해 주었습니다(25절). 이는 이미 가난해진 아버지가 다시 곡식을 사지 못할까 염려한 요셉의 깊은 배려였습니다.[칼빈] 그러나 길에서 그 돈을 발견한 형제들은 마음이 내려앉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셨는가" 하며 떨었습니다(28절). 실은 호의였던 이 일을 그들은 도리어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였으니, 죄책에 사로잡힌 양심은 선한 섭리마저 나쁜 뜻으로 헤아리며 쫓는 자가 없어도 스스로 도망합니다.[헨리] 무자비한 총리에게서 벗어났다고 안도하던 그들은, 이 일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쓰일 것을 직감하고 이를 하늘의 심판으로 바라보았습니다.[JFB] 요셉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하나님을 눈앞에서 갚으시는 분으로 세운 것은, 마땅히 받아야 할 보응이 내리리라는 생각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칼빈]

29~38절 — 야곱의 탄식과 베냐민

그러나 야곱이 말했습니다.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한다. 그의 형은 죽었고, 그만 홀로 남았다. 만일 너희가 가는 길에서 그에게 무슨 해라도 닥치면, 너희는 내 흰머리를 슬픔 속에 스올로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창세기 42장 38절)

가나안으로 돌아온 형제들은 이집트에서 겪은 모든 일을 야곱에게 보고합니다(29~34절). 그들이 자루를 비울 때 저마다의 돈 꾸러미가 다시 나오자 온 가족이 두려워하였고(35절), 야곱은 요셉과 시므온을 잃은 데 이어 베냐민마저 데려가려 한다며 깊이 탄식합니다(36절). 선한 사람도 섭리의 길에 온전히 순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JFB] 야곱이 이토록 완강히 베냐민을 붙든 것은 아들들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한데, 그는 그들이 무고한 동생에게 품었던 사나운 미움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칼빈] 르우벤은 베냐민을 데려오지 못하면 자기 두 아들을 죽여도 좋다고 제안하지만(37절), 이는 아버지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기대한 말이 아니라 베냐민을 지키겠다는 최대한의 다짐을 전하려는 경솔한 말이었습니다.[JFB] 야곱은 사실에 대한 오해로 스스로를 괴롭혔으니, 하나님이 그에게 엄격해 보이는 중에도 자비 가운데 행하시며 그가 불리하다 여긴 모든 일이 실은 그의 선을 위해 협력하고 있음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JFB] 그러면서도 야곱이 큰 슬픔에 눌리면서도 쇠 같은 마음으로 굳어 버리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기를 그치지 않은 데에 그의 인내가 있습니다.[칼빈]

연결된 말씀

  • 창세기 37장 — 형들이 요셉에게 절하리라던 어린 시절의 꿈이 이 장 6절에서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주석이 나란히 짚는 본문입니다.
  • 이사야 60장 — 빈 곡식 단이 가득 찬 단에 절하듯, 낮아졌던 자에게 대적들이 엎드리게 되리라는 그림으로 요셉의 형들의 절을 비추는 말씀입니다.
  • 요한계시록 3장 — 원수들이 발 앞에 와서 절하게 하시리라는 약속으로, 6절의 성취 장면과 함께 인용되는 말씀입니다.
  • 욥기 13장 — 오래전의 죄악까지 기억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한 구절로, 21절 형제들의 양심이 깨어나는 장면과 이어집니다.
  • 예레미야 31장 — 회개하는 자를 향한 하나님의 애끓는 자비를 담은 말씀으로, 24절에서 물러나 우는 요셉의 마음을 밝혀 줍니다.
  • 히브리서 12장 — 하나님이 아들을 사랑하시기에 징계하신다는 말씀으로, 야곱을 향한 엄격함이 실은 자비였음을 비추는 근거입니다.

마무리

창세기 42장의 중심에는 미로처럼 얽혀 보이는 사건들의 결말을 그 시작과 이어 놓으실 때 비로소 환히 드러나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칼빈] 형들이 자기도 모르게 요셉에게 절한 일에서 옛 꿈이 이루어지고, 사흘의 감금과 되돌아온 돈 앞에서 이십 년 묵은 죄가 다시 살아나 양심을 찔렀으며, 야곱의 탄식조차 하나님이 자비 가운데 이끄시는 회복의 한 걸음이었습니다.[공통]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삶의 고난에서 면제하지 않으시되, 그 고난을 통하여 잠든 양심을 깨우고 죄를 드러내며 마침내 선한 결말로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사람은 눈앞의 형편이 아무리 불리해 보여도 그것을 성급히 하나님의 버리심으로 읽어서는 안 되며, 도리어 모든 일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그분의 숨은 손을 신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JFB]

참고한 주석: [헨리] [JFB] [칼빈] [풀핏]